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김새별,전애원 지음)

얼마 전 나의 친언니에게 슬픈 소식을 들었습니다. 건강관리를 전혀 하지 않는 나와는 다른 생활을 하는 언니였는데, 아주 많이 슬픈 소식이었어요. 의사에게서 간암이라는 얘기를 들었고 가까운 시간 안에 수술을 해야 한다는 말이었습니다. 너무나도 슬프고 안타까워 며칠 동안은 잠도 잘 못 자고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휴식을 취하려고 주말마다 찾는 집 근처 도서관에 왔습니다. 산책 삼아 책과 책 사이를 걷던 도중 발견한 김새별 작가와 전애원 작가의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 이 책을 읽고 난 나의 이야기를 남깁니다.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 표지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 책 정보

• 분야 : 에세이/산문
• 작가 : 김새별, 전애원
• 출판사 : 청림출판
• 출판일 : 2020년 9월 29일

 

가족과의 이별을 두려워하지 말자

언니의 소식을 듣고 가장 힘들었던 건 이별에 대한 두려움이었습니다. 더 많이 사랑하지 못하고, 더 많이 함께 하지 못한 시간에 대한 후회로 힘들어할게 분명하니까요. 그리고 가장 두려운 건 혼자 남겨진다는 거였습니다. 이십 대 초반에 결혼을 하고 이십대 후반에 이혼을 한 나는 혼자 남겨진다는 그 느낌을 잘 압니다. 가장 믿고 가장 의지했던 사람과의 이별 후에 혼자 감당해야 하는 시간을 알고 있기에 더 두려웠던 거 같습니다. 이 책에서는 저자들은 떠난 사람들의 마지막을 정리하고 그 마지막 이야기를 전하는 직업, 유품 정리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가족은 아니지만 가까운 사람 혹은 사랑하는 사람이 떠난 자리를 정리할 때 그 느낌은 비슷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와 이별을 하고 혼자 감당하는 시간이 힘들어 많은 추억을 남기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김새별 작가와 전애원 작가는 말해줍니다. 유품 정리사는 많은 현장을 정리하고 가슴 아픈 사연을 간직하게 되지만 살면서 반드시 해야 하는 건 바로 사랑하는 사람들과 추억을 남기는 일이라고 말입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추억을 남기는 일은 서로 사랑하고 사랑받았던 기억으로 오래도록 따뜻하게 살아갈 수 있는 힘이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 언니와의 이별도 두려워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 두려움의 시간으로 언니와 사랑할 수 있는 시간을 낭비하게 될 수도 있으니까요.

 

후회하지 않는 오늘을 살자

우리는 자신에게 혹은 다른 사람들에게 흔하게 핑계를 대곤 합니다. 계획했던 일이 천재지변이 아닌 나의 실수나 게으름으로 하지 못했을 경우에 핑곗거리를 찾습니다. 그리고 후회하죠. 조금 더 일찍 출발했다면, 어제 잠을 일찍 잤다면, 더 신경 썼다면, 하고 후회를 합니다. 그런 나 때문에 발생한 일들로 후회를 할 때 이 책을 읽으십시오. 분명히 도움이 될 것입니다. 오늘 하루를 소중하게 여기게 될 것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물 한잔 마시고, 독서를 하고, 간단한 식사를 하고, 산책을 하고,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잠자리에 드는 평범한 일상이겠지만, 마음이 달라져 있을 것입니다. 아침에 눈 떠 창밖을 바라보며 감사한 마음을 갖고, 어제보다 더 많이 웃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으로 달라질 것입니다. 누군가에게 소중한 마지막 하루, 누군가에겐 간절히 원했던 오늘이었을지 모릅니다. 그 시간을 나는 갖게 되었으니 더 열심히 후회하지 않는 오늘을 반드시 살아야겠습니다.

 

의사에게 소식을 직접 전해 들은 날로부터 한 달, 언니의 시간은 어땠을지 감히 상상할 수가 없습니다. 우울하고 슬픔에 잠겨 힘든 날을 지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언니는 수술하기 전 마지막 통화에서 그 동안 열심히 산 게 후회된다는 말을 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많이 슬펐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수술 후에도 언니는 여전히 열심히 살아갈거라 믿습니다. 이제껏 살아온 삶의 방식을 바꾸지 않고 오히려 더 열심히 살아낼거라 생각합니다. 언니의 인생에서 큰 위기였던 지난 한달, 언니는 어제와 같은 오늘이 아닌 새로운 오늘을 더 열심히 살아내겠죠. 나도 언니 덕분에 인생을 되돌아보며 다시 후회하지 않는 오늘을 살겠다 다짐을 해봅니다.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 이 책은 오늘이 지루하다 생각하는 분들에게 추천하는 책입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가족의 소중함과 내일을 준비하는 마음을 갖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