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내게 인생을 살면서 가장 큰 변화가 언제였냐를 묻는다면, 나는 출산과 육아라고 답할 것이다. 20년 전으로 가야 하는 나의 출산과 육아의 기억은 거의 전쟁이었다. 그때 당시만 해도 출산과 육아, 그리고 집안일은 여성이 홀로 해야 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시대가 바뀌어 아빠들의 육아휴직이 늘고 있지만 이 책은 시대적으로 흔하지 않았던 아빠의 육아휴직 이야기여서 눈길을 끌었어다.
도서정보
- 분야 : 에세이 / 육아살림
- 저자 : 최선호
- 출판사 : 좋은 땅
- 출간일 : 2020. 9. 22.
평범한 남자, 육아휴직을 신청하다
평범하게 자라 평범한 직장에 취직하여 평범한 생활을 하던 저자는 아내의 해외 근무가 결정되면서 회사에 육아휴직을 고민한다. 그리고 육아휴직을 신청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아이를 키우면서 그리고 맞벌이를 하면서 겪을 수 있는 평범한 고민들이다. 육아휴직을 신청하고 육아휴직에 들어가는 전까지 회사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재미있는 만화 형태로 전개했다. 아빠의 육아휴직을 신청하는 경우가 많지 않아 회사에 눈치를 보는 이야기나 육아를 잘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이야기는 나의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말레이시아, 홍콩, 인도네시아에서의 육아
아내가 해외 근무를 하면서 진정한 육아를 하게 된 저자, 언어도 통하지 않는 곳에서 과연 잘 해낼 수 있을까 걱정을 함께 하며 책을 읽어 넘겼다. 환경이 달라진 아빠와 아이가 동시에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 그리고 국제학교에 적응하는 과정은 저자의 육아 생활을 단지 공감하는 것에 끝나지 않았다. 이민을 간 사람들이나 아이와 함께 유학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엄마들만 가득한 학무보 참여수업은 저자를 더 강한 사람으로 만들기도 했지만 체면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육아휴직 안에서 찾은 나 자신
아내를 출근시키고, 아이 유치원에 보내고, 집안일을 하다 다시 아이를 데리고 오고, 아이의 친구들과 함께 놀아주고, 아이와 취미생활을 하고, 독서나 나만의 시간을 지내다 보니 어느덧 육아휴직의 가운데에 와 있었다. 이렇게 시간을 보내면 회사로 돌아가는 것에 자신이 없어질 것 같아 자신을 찾아보기로 한다. 그래서 아이와 함께 취미생활로 골프와 수영, 여행, 서핑을 즐기던 저자는 MBA에 도전했고 회사로 돌아가서 졸업을 하게 된다.
20년 전, 행복한 결혼생활을 꿈꾸며 결혼했지만 결혼생활은 생각보다 행복하지 않았다. 출산과 육아가 힘들긴 했지만 가장 힘들었던 것은 나 자신을 잃어버리는 거였다. 내가 좋아하던 것보다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챙기고, 내가 먹고 싶은 것보다 남편이 먹고 싶은 것을 만드는 내가 좋기도 했지만 내 공부와 내 직장에서 밀려날 것만 같은 두려움에 힘들었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나만 느꼈던 두려움이 저자도, 그리고 이 책을 읽었을 다른 사람들도 똑같이 느꼈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이 책의 특징
평범할 수 있는 육아휴직 이야기를 애니메이션으로 재미있게 아이들과 함께 읽을 수 있게 한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그리고 이 책을 접하기 전에 저자의 인스타그램을 먼저 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이 책은 인스타그램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았던 저자의 그림과 글들을 책으로 만든 거지만, 책에 담아내지 못한 신선함이 인스타그램에는 있기 때문이다.
육아휴직의 고민
나의 팀원 중 한 명의 남자 팀원도 3년간 육아휴직을 하고 돌아왔다. 회사로 돌아오고 3개월 정도는 무척이나 힘들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녀와의 시간이 가장 소중했다 말했다. 경력이 3년 중단되었었지만, 아이와의 3년은 평생을 갈 것이다. 20년 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나도 저자처럼 육아휴직을 내고 또 다른 세계에 다녀오고 싶다. 그때 나는 육아휴직 고민만 하다 시간은 흘러 아이가 벌써 스무 살이 넘었기에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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